본문바로가기


여성인권영화제 커뮤니티

공지사항

Home - 커뮤니티 - 공지사항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출품공모 결과 안내
조회수 : 1784
등록일 : 2018-08-16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출품공모 결과 안내     

    

여성인권영화제는 작품 저마다의 시선, 시선의 방향과 깊이에 주목합니다.   

올해 여성인권영화제에는 더욱 다양해진 주제와 질문이 담긴 295편의 영화가 출품되었습니다.   

이 중 심사단이 선정한 20편의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년에도 여성인권을 폭넓게 사유하는 작품들을 경쟁부문에 모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 출품해주신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2018년 8월 16일   

여성인권영화제  

    

    

    

(가나다 순)   

    

골목길 ∥ 오수연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 ∥ 이길우   

능력소녀 ∥ 김수영   

면도 ∥ 정지혜   

명호 ∥ 김샛별, 김윤정   

물물교환 ∥ 김다영   

미나 ∥ 박우건   

바뀌지 않을 것이다 ∥ 장서진   

선화의 근황 ∥ 김소형   

셔틀런 ∥ 이은경, 이희선   

신기록 ∥ 허지은, 이경호   

썬데이 ∥ 이서희   

여름방학숙제 ∥ 김아현   

여자의 아내 ∥ 장아람   

연수의 자리 ∥ 박수연   

인사3팀의 캡슐커피 ∥ 정해일   

자유로 ∥ 황슬기   

자유연기 ∥ 김도영   

증언 ∥ 우경희   

환불 ∥ 송예진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출품공모 예심 심사평>   

​   

   

 김현(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       

    

 지난해보다 출품작 수가 100여 편이나 더 늘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직설적인 언어로 고발하는 작품부터 장르적 문법으로 여성폭력 문제를 비틀어 보여주는 작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의 현실을 영화화하며 지금 이곳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감각하고 있는 영화들을 보면서 나 역시 함께 질문하고 대답하기를 반복했다. 어떤 영화들은 자신이 정해놓은 정답을 도출하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관객의 몫을 남겨두지 않는 우를 범하기도 했으나, 내가 흥미롭게 지켜본 영화들은 대체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답을 다시 보여주는 대신 질문에 질문을 더하며 또 다른 물음을 던지는 영화였다. 선과 악, 피해와 가해,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시선을 넘어 차별과 혐오와 폭력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인식하고 섣부르게 해답에 가닿지 않으려는 더딘 영화’에 점수를 주었다.     

    

 그런 영화들은 영화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에 사건을 재현하는 것만으로 영화를 시작하고 끝낼 수 없다는 예술가의 윤리, 책임을 견지하고 있었다. 현실에서 벌어진 일을 카메라로 다시 찍어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이해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영화들은 영화적인 삶, 영화적인 물음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관객들 스스로가 되묻도록 청유하고 있었다. 여성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진부하거나 기계적으로 느껴지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이 이해의 과정’이 과연 영화 속에 얼마나 잘 드러나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이다. 다행히 여성의 사건을 소재로만 사용하는 영화들은 예년에 비해 다소 적어졌으나, 여전히 재현영화’로서의 한계에 머문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배우들이 있다. 문혜인, 박수연, 심달기, 이상희, 정하담 그리고 성주의 여성들. 그들은 영화가 배우, 인간의 얼굴로도 완성될 수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들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지금-여기에 발 딛고 선 여성들의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는 듯 자연히 주먹이 쥐어졌다 펴졌다. 여러 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기에 특별히 이름을 밝혀 적었으나, 이름을 밝혀 적지 못한 배우들을, 여성이 영화의 주변으로 전락하지 않고 중심에 서는 영화를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우리는 이미 여성인권영화의 가능성을 경험하고 있는 셈인지도 모른다.   

      

 올해도 예술로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 모든 영화인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영화적으로 흥미로웠으나 영화제의 주제와 다소 거리가 느껴져 선하지 못한 작품이 어김없이 있었음을 밝혀둔다. 다른 영화제에서 꼭 빛나는 성취를 얻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품작으로 선정된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정민아 (영화평론가)       

    

 올해에는 경쟁작 출품작이 290편이 넘는 숫자로 지난해 200여 편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매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전과 달라진 2018년도 출품작의 경향성이 보이는데, 먼저 소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첫째, 연애의 갈등과 고민, 데이트 폭력 문제, 동성애 등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 여성의 로맨스. 둘째, 취업과 진로 문제, 생존에 대한 관심. 셋째, 영화 만들기, 영화인으로 살아가기 등 자기반영적 소재, 넷째, 여성의 질곡의 역사를 현대사와 연결 짓기, 다섯째, 가족 갈등과 화합의 문제, 여섯째, 치열한 경쟁으로 이루어진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관계 문제, 일곱째, 미투 운동과 무차별적 성 폭력으로 인한 여성의 공포 등 여성들이 느끼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반영한 영화들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소재들이 다양한 형식과 장르로 구현되었는데, 로맨스와 멜로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리얼리즘 드라마, 코미디, SF,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문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현실을 대개는 진지한 멜로드라마 형식에 담아내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척박한 현실에 대한 해학을 보여주는 코미디의 패러디 전략, 사회적 공포를 반영하는 호러영화의 무의식 드러내기, 치밀한 각본을 바탕으로 하는 스릴러 등 보다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아쉽다. 영화 포맷 면에서는 지난해에 비해서 다양성을 덜 보이는데, 단편 극영화의 우세 속에 장편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영화가 골고루 포진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형식 실험이 필요한 현실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여성 영화인들의 지적 고양, 젠더 문제가 핵심적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 남성 영화인들의 여성 이슈에 대한 관심 등의 요인으로 인해 여성과 소수자 인권, 성 평등을 다루는 영화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현상이다. 보다 포괄적으로 여성인권’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폭력이나 혐오 문제를 넘어 사회변혁, 노동, 성 소수자, 노인, 아동, 가족, 성적 욕망, 연애, 결혼, 육아, 취업, 실업, 왕따, 종교, 가난, 신자유주의 등 다종 다기한 사회문제를 반영하는 영화가 이번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출품되었다. 더불어 여성의 자아실현, 직업적 전문인으로서 살아가려는 여성 주체의 노력 등이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녹아 있어 심사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온몸으로 체감하는 다채로운 고민과 마주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실험과 소재의 영화들이 포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이 기존 영화언어의 관습을 따르고 있거나, 여성 문제를 어두운 밀실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만다. 기존 관습의 틀을 깨는 행동과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상상력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도전 정신이 아쉽다. 여성 이슈를 다루는 영화들은 현실 인식을 넘어서, 발전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발랄하게 현실의 문제를 뛰어넘었으면 한다. 그러나 올해의 양적 성장과 소재적 다양함은 한국 여성영화의 미래를 밝게 한다.   

      

 홍재희(영화감독)     

    

 먼저 장르를 불문하고 올해 여성인권 영화제에 출품된 단편 다수가 가장 예민하게 촉각을 세운 주제는 우리가 사는 지금 한국 사회의 현주소, 바로 동시대의 무게다.      

    

 신자유주의의 범람이 몰고 온 한국 사회 문제–고착화된 빈곤의 대물림, 실업과 빈곤이 몰고 온 가족 붕괴 해체, 한부모 가정, 고령화 저출산, 여성 혐오와 성소수자 혐오 등과 같이 복지와 인권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소외와 차별, 인권 유린 등이 이미 한국 사회의 곳곳에 우리 주변에 아주 일상화된 풍경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 대 80의 사회 또는 승자 독식 사회 일명 “갑질하는 사회”라고 명명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 계약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팍팍하고 고단한 오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편도 많았다. 자본주의 극단 경쟁에 내몰린 청년 세대의 불안, 스스로를 오포 세대라 규정하는 취준생의 삶에 대한 자기 반영적 서사나 노동의 유연화로 인해 아르바이트와 같은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내몰리고 초과노동으로 착취당하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취업. 실업, 연애 등 선택의 갈래에 놓인 20대, 30대의 불안하고 막연한 심리를 투영한 이야기 또한 많았다. 이외에도 이주민과 이주노동자 특히 성소수자들 즉 사회자 약자를 소재 또는 주인공으로 다룬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 이를 통해서 인권영화제 출품작답게 한국 사회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주변인, 소수자에 대한 꾸준한 관심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 문제에 있어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는 성평등 문제는 여러 가지 소재로 많이 다루어졌다. 직장인과 엄마라는 성별 분업-이중 노동에 억압받는 여성에서부터,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에 시달리는 여성, 임신 출산 육아로 경력이 끊기고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여성, 저출산은 여성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 바로 한국 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예리하게 포착 폭로하는 영화 등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최하위이며 남녀 간 임금 격차 또한 최대인 성 불평등한 한국 사회에서 이 같은 여성의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특히 여성인권영화제 출품작에는 가정폭력이 주요 주제였으나 올해는 미투 운동의 영향 또는 성과로 성폭력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영화도 돋보였다. 특히 데이트 성폭력을 다룬 영화, 스토킹이나 몰카와 같은 디지털 성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가 두드러졌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성폭력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고 여겨진다. 이는 한국 사회에 여성 혐오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것 즉 혐오가 공기처럼 일상화되어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우려하게 되는 것은 혐오와 차별, 일상화된 폭력을 주제나 소재로 다룬 출품작이 말 그대로 폭력을 일상적’으로 나열하고 재현하는데 그친 영화가 대다수였다는 사실이다. 데이트 성폭력을 다룬 영화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폭력을 묘사하는 방식이 더 폭력적인 경우도 많았고 피해자인 여성을 대상화 물신화하는 카메라 시선인 영화가 태반이었다. 불쾌할 정도로 폭력적인 무비판적인 카메라 시선 몰카의 시선만으로 만든 단편도 심심찮게 있었다. 영화 대다수가 폭력에 대한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선이 부재했다. 감독 자신만의 단단한 시선이 녹아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약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전무한 채 오직 대상으로 소재로 접근한 소재주의 영화가 많았다는 점, 민감하고 불편하고 사회적인 주제에 대해 얄팍한 지식으로 알맹이 없는 감상주의로 일관하는 단편이 많았다는 점도 안타깝다. 출품작 대다수가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비판적 시선이 여물지 않은 것, 사회적 약자를 그리는 방식에 있어서 깊이 있는 성찰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단지 목적 없는 자기 독백이나 자의식 과잉에 머무른 점은 못내 아쉽다.    

      

 끝으로 우울하고 자기 패배적인 독백으로 점철된 단편, 장난 같은 나르시시즘에 빠진 영화를 보면 맥이 빠졌지만 이와 반대로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만든 진취적이고 발랄한 사회 고발, 여성 차별이 공기이며 여성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용감하고 진지한 자기 고백적 서사를 만날 때는 기쁘고 즐겁게 감상했다. 이밖에 여성 자위나 여성 젠더 퀴어 등과 같이 여성의 몸, 성, 섹슈얼리티, 젠더를 탐구하는 영화처럼 영화의 주제와 소재가 다양해진다는 것도, 주제와 소재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인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